“기부 문화 기폭제 됐으면” 연대에 100만불 기증
"한인사회에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15일 윌셔은행 이사장실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한 백영중 패코스틸 회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렸다. 평소 지론이었던 사회환원을 몸소 실천해서 일까. 이날 백 회장은 연세국제재단에 100만 달러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평소 흥사단 출신으로 흥사단은 물론 한인사회를 위해 크고 작은 기부를 해온 그지만 이번처럼 100만달러에 달하는 거액은 아니었다. 사실 몇년 후로 예정됐던 기부금 전달을 앞당긴 것은 이번 몽골 방문 때문이었다. 백 회장은 지난달 31일부터 8월 3일까지 몽골 국립대학교 초청으로 몽골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자서전 '나는 정직과 성실로 미국을 정복했다'(랜덤하우스 출간)의 몽골어판 출판기념회 참석차 였다. 백 회장은 이번 몽골 방문이 '봉사의 국제화'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 백 회장이 숭배하다시피 하는 도산 안창호 선생을 몽골사람들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또 세브란스 의대 출신인 이태준 박사가 국적을 초월해 몽골인이 가장 존경하는 한국인으로 꼽히고 있다는 사실도 그를 놀라게 했다. 의료 선교차 몽골을 방문한 이 박사는 평생을 이곳에서 봉사한 뒤 숨을 거뒀다. 몽골 정부는 이를 기려 공원을 조성하고 기념비를 세웠다. 이박사에 영향받은 많은 수의 몽골 학생들이 의학도의 길을 택했다. 백 회장은 이를 보며 실력있는 후학을 양성해야겠다는 결심이 확고해진 것이다. "죽고 나서 100만불 기부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기부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백 회장은 미국에 도착하자 마자 연대 동문회 관계자에 알려 기부금 전달을 서둘렀다. 이날 전달식에 참석한 고석화 윌셔은행 이사장은 "요즘은 너도나도 경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백영중 회장이 후학을 위해 선뜻 거액을 내놓는 모범을 보였다"면서 "한인사회에서도 이 정신에 동참하는 일들이 많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상태 기자 stchoi@koreadaily.com